MG33. 해마다ᆞ달마다ᆞ날마다

    PROFESSOR COLUMN교수칼럼

MG33. 해마다ᆞ달마다ᆞ날마다

박창근 0 164 2022.05.23 19:09

MG33. 해마다ᆞ달마다ᆞ날마다

 

 



문화대혁명 시기에 우리가 반드시 달달 외워야 중에는 계급투쟁은 반드시 해마다 말하고, 달마다 말하고, 날마다 말해야 한다. 말이 있었다. 그 뜻은 계급투쟁 해마다 한두 말하는데 그쳐서는 안되니 달마다 말해야 하고, 한 달에 한두 번 말하는데 그쳐서는 안되니 날마다 말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루라도 말하지 않으면 계급투쟁 의식 무디게 되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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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계급투쟁 해마다ᆞ달마다ᆞ날마다 말할 필요가 없어졌지만 그래도 해마다ᆞ달마다ᆞ날마다 해야 일은 일부 남아 있는 같다. 예를 들면 언어 학습에서다. 해방 전에도 상하이에는 외국인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자녀들을 현지 학교에 보내야 하는 외국인 가족에서는 자녀들에 대한 모어 교육이 골칫거리였다. 성공한 가족에서는 보통 집안에서는 자녀들과 중국어는 절대 안 하고 모어만 하였다고 한다. 특히 자녀 교육에 관심 있는 세심한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학교에서 집에 돌아 올 때의 모어 수준이 당일 아침 집을 떠날 때보다 낮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한다. 원인은 하룻동안 학교에서 모어를 별로 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란다. 그렇다고 집에 와서 중국어를 하지 않은 애들이 중국어를 잘하지 못했다는 기록은 없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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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ᆞ달마다ᆞ날마다 여기에 적고 보니 연변에 있을 가지 일이 생각난. 한 조선족 학생이 공부를 잘하여 연변을 떠나 안쪽(당시 연변 외의 지역을 이렇게도 불렀다.)에 있는 명문대에 입학하였다. 그런데 대학 공부를 한 학기 하고 방학에 집에 돌아 온 그 수재 친척 모임에서 조선말을 알아 듣지도, 할 줄도 모른다고 하여 난리가 일어났다. 지금 생각해 보니 한 학기 동안 우리말을 전혀 하지 않고 중국말만 하였겠으니 대회 발언을 하기가 막막하였을 수도 있었겠지만 수재 퍼포먼스가 지나치기는 같다. 만약 그때에 조선족주말학교가 있어 그가 일주일에 한 번씩 그느드르, 아야어여, 가나다라 읽을 기회가 있었더라면 정도는 되었을 ...... 정말 끔찍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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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우리 주말학교는 타격을 받고 있다. 그래도 대부분은 온라인 수업으로 여전히 우리말글을 향수하고 있지만 소수 학급에서는 아직 온라인 수업도 시작하지 못했다. 이런 상태가 한 학기 정도 지속된다면 어떤 결과가 생길지 정말 근심스럽다. 그래도 낭송낭독대회 있어 다행이다. 

 (20220414, 박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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