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동조선족주말학교 2024년 초 학생 모집: 성과와 문제점(3)

화동조선족주말학교 2024년 초 학생 모집: 성과와 문제점(3)

박창근 0 181 03.11 00:58

 화동조선족주말학교

2024 학생 모집: 성과와 문제점(3)



4. “신설”ᆞ편입”ᆞ”합반”에 해로운 3가지 착각

위에서 보다시피 “신설”ᆞ편입”ᆞ”합반”은 우리주말학교가 학생을 모집하고 학생수를 늘리고 “정원 미달” 문제에 접근하는 기본 방식이다. 그런데 실행 중 우리는 적지않은 학부모들이 3가지 착각으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① “나이 차이가 너무 커서”. 이는 학급 편성이나 편입, 합반 등에서 가장 많이 듣는 반대 이유다. 이는 착각이다. 나이가 서로 다른 시골 어린이나 시가지의 동네 어린이 모임은 예전에 어린이들이 인간관계를 배우고 익히는 “대학”이었다. 거기서 어떤 어린이는 리더쉽을 함양하였고 어떤 어린이는 “복종” 능력을 함양하였다. 이와 비슷하게 나이가 서로 다른 어린이들이 함께 하는 학급은 상이한 연령층 어린이들이 서로 학습하는 기회를 창출하여 오히려 그들의 성장을 추진할 수도 있다.

 

 ”지식 수준이 너무 달라서”. 만약 학급이 모두 지식 수준이 똑같은 학생들로 구성된다면 학생들은 서로 아무 것도 배울 없게 된다. 학생들이 서로 배우고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서로 지식 영역의 차이와 지식 수준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때의 일인데 그때도 대학 시험 준비를 하느라고 적지 않은 학생들이 교과서 외의 “참고서”를 사서 보았다. 그런데 그때도 나는 주로 교과서만 보았고 “참고서”는 별로 보지 않았다. 그러나 매일 학교 가면 몇몇 동창생이 자기들이 “참고서” 문제를 풀다가 풀지 못한 문제를 갖고 와서 나와 토론하곤 하였다. 서로 학습하는 과정이었다. 화동조선족주말학교는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는 기관이지만 동시에 학생 상호간 배우고 가르치는 기관이어야 한다.    

 

“한 학급이지만 수업에서는 진도가 다른 두 학급처럼 취급해야 하지 않겠는가?” 엄격히 논리적으로 전개되는 수학일 경우 확실히 그러하다. 하지만 언어는 수학이 아니다. 유클리드 기하학은 점→선→면→입체의 순서로 일사불란하게 전개되지만 언어 공부는 반드시 자모로부터 시작한거나 반드시 말하기부터 시작한다는 등 규정이 없다. 그리고 언어 학습은 “일학백습”(一學百習)이라 새로 배운 것은 여러 익혀야 한다. 그러므로 수준이 서로 다른 학생들이 함께 공부해도 배움과 익힘의 내용과 순서, 시간 등을 잘 조절한다면 서로 지장없이 진보할 수 있다. 오히려 서로의 진보를 추진함에 유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익힘 정도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진도에는 영향이 없을 수 있다. 교사들의 능력과 수준에 대한 도전이라고 해야 하겠다.     

 

5. 제창하고 싶은 몇가지 교학 방법

교사 모집과 학생 모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교학방법에 대하여 수차례 담론하기도 하였다. 중국어에서는 “교학(教學)”이란 단어를 많이 사용하지만 한국어에서는 그렇지 않다. “교학”은 “교”와 “학”으로 구성되는데 “가르침”과 “배움”을 포함한다. 하나의 “활동”에 대한 교사측 행위와 학생측 행위에 대한 설명이다. 여기서는 몇 가지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① 따라읽기. 교사가 먼저 읽은 것을 학생이 듣고 따라 읽는 것을 말한다. 자모, 단어, 짧은 문장을 가르칠 때 우선 활용하는 교학법이라 할 수 있다. 우선 교사가 발음이 옳고 높아야 하고, 다음은 학생도 발음이 옳고 높아야 한다. 따라읽기에 대응하여 학생들은 날마다 5-10분 정도 높은 소리로 한국어 문장을 읽으면 좋다. 발성기관의 근육도 훈련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② 받아쓰기. 모든 외국어 학습에서 받아쓰기도 중요하다. 교사가 자모, 글자, 문장 등을 읽으면 학생이 받아 쓴다. 내용을 정확히 들어야 맞게 쓸 수 있다. 또한 필로 쓰면 기억이 잘 된다. 관련 근육의 발달도 추진한다. 받아쓰기에 대응하여 학생은 주동적으로 한글을 자주 써야 한다.

 

 단문짓기. 언어의 단위는 단어가 아니라 문구다. 단어는 문구 속에서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때문에 단어로 문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단어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작업이다. “옷을 짓다”, “밥을 짓다”, “집을 짓다”와 함께 “글을 짓다”는 말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위대한 작업인가를 알 수 있다. 배운 모든 단어로 문구를 만들 줄 알아야 한다. 흔히 기존 문구의 성분을 교체하는 방법으로 단문짓기 연습을 할 수 있다. 학생은 교사가 낸 단문짓기 문제만 할 것이 아니라 주동적으로 문장 짓기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일학백습(一學百習). 수학 공부에서 지식을 접수할 중요한 것은 이해하는 것인데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 적지 않다. 특히 수학에서는 “예외”를 인정하지 않기에 일단 배워내면 기억도 잘 된다. 언어는 다르다. “문법”이란 것으로 언어 구조에 대한 합리적인 해석을 꾀하지만 예외가 너무 많고 알아야 할 단어 등 내용이 너무 많아 배우기는 쉽지만 익히고 기억하기는 쉽지 않다. 여러 가지 방법, 수단, 조치 등을 취하여 익히고 익히고 또 익혀야 한다. 한 번 배운 것을 백 번 익혀야 한다.  

 

 이삭줍기. 모든 언어 학습에서 이삭줍기는 하나의 불가결의 학습 방식이다. 언어의 세계는 무한하다. 때문에 우리는 수시로 정규 학습에서 배우지 못했던 좋은 단어, 단어 결합, 문구 등을 접하게 된나. 그럴 때마다 놓지지 말고 기록ᆞ녹음ᆞ녹화해 둔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맺음말

주말학교란 곳은 남이 일하는 곳이다. 혹은 남이 쉴 때도 쉬지 못하는 곳이다. 주말만 쉬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방학기간도 쉬지 못한다. 지난 10여 년간을 회고해 보면 1년에 두 번씩인 방학기간은 다음 학기 학생을 모집하는 아주 바쁜 기간이다. 특히 이번 겨울방학에 많은 학구 및 분교에서는 한 명이라도 더 많은 동포자녀들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에 노력을 경주하였다. 성과는 크다. 하지만 문제도 적지않다. “교육은 백년지계”라는 말이 실감 난다. 지난 방학기간에 노력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성과를 취득한 모든 분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 ㅁㅁㅁ

(20240310, 박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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