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화동조선족주말학교 교사연수회 성공리에 개최
박창근
닝버 교사연수회는 워낙 2020년에 열기로 계획했었으나 코로나19 때문에 그 동안 미루고 미루다가 작년 무석 교사연수회 때 올에 닝버에서 열기로 결정하였다. 하지만 지난 1년간 학교에 예상치 못한 일들이 그침없이 발생하여 과연 이번에는 뜻대로 닝버 교사연수회를 개최할 수 있을까 우려되기도 했었다. 다행히도 며칠간 휘몰아치던 태풍이 지나가서 예정대로 연수회를 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무더운 날씨라 이번 연수회 참석자들의 고생은 적지 않았다.
이번 교사연수회에서는 전 상하이외국어대학교 한국어학과 지쿤(季琨) 교수의 <일제 강점기 간도소설에 대한 재인식>을 선물로 참가자들에게 드렸다. 오늘의 중국 젊은이들(조선족 젊은이들을 포함하여)이 읽어 볼 수 있는 기회가 극히 적은 책으로서 지쿤 교수가 아주 힘든 제목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음에 경의를 표한다. 지쿤 교수는 위의 책을 포함하여 수백 권에 달하는 자기의 귀중한 한국어 도서를 우리주말학교에 기증하였다. 감사한다.
숙영지
연수회 장소가 鹿园营地라 하여 어떤 데일까 궁금하였다. 기차역에서 버스로 한 시간 정도 달려 도착한 곳은 산중이었다. 도착하자마자 바로 개회식을 시작하였기에 숙소가 어떤 데일까 하는 궁금증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개회식이 끝나서야 숙소에 가게 되었는데 산중에 띄엄띄엄 흩어져 있는 “목조건물”이 숙소라 한다. 멀리서 보면 “집”이 아니라 나무 위에 걸려 있는 “새둥지”, 또는 우체통 같았다.
개회식
화동조선족주말학교 각 학구와 분교는 호소절 각지에 흩어져 있어 한 학교라 하지만 서로 만나기도 쉽지 않다. 주로는 “4대 행사” 때 서로 만날 수 있어 각 행사의 개회식에는 사회자, 환영사, 축사 등에 “동원”된 사람이 다른 개회식보다 많은 편이다.
이번에는 회의 준비팀을 대표하여 전영실 교학팀장이 개회사를 하였고, 학교를 대표하여 박창근 학교장이, 주최 분교를 대표하여 최홍매 분교장이 환영사를 하였다. 이어서 조홍선 교육영사, 김현동(사단법인)동북아평화연대 이사장, 박성준 상해우리말학교 교장이 귀빈 대표로 축사를 하였고, 유미란 항주분교장이 교사 대표로서 축사를 하였다.
꼬마들의 성의
주최 분교에서는 이번 교사연수회를 위하여 어린이들의 문예 종목 표현을 성의껏 준비하였다. 하나는 노래, 다른 하나는 시낭송이었다.
특강
올 교사연수회에서는 5명 강사의 특강이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자료집>을 참고하기 바란다.
(1) 박창근: 우리가 걸어온 길, 가야할 길
(2) 최홍매: 한국어 수업과 한국어능력시험 대비 전략
(3) 한지현: 에듀테크 활용 교수법
(4) 김영화: AI 수업도구의 활용
(5) 이광인: 중국혁명속 조선족 혁명 선열들
종이접기
종이접기는 우리민족 전통문화의 한 구성부분이다. 종이접기는 2023년 항주 교사연수회에서 처음으로 한국인 종이접기 전문가를 초청하여 강의를 들었다. 2024년 무석 교사연수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번은 다르다. “종이접기 자격증”을 딴 최홍매 교사와 석길자 교사가 강의에 나서서 정말 자랑할 만한 일이다. 종이접기는 과학ᆞ문화와도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특히 기하학 공부에 일조하리라고 믿는다.
고려사관
닝버에 위치한 고려사관(高麗使館)은 강남 지역의 유일한 고려사관 유적지다. 천년을 자랑하는 고려사관의 유물들을 돌아보면서 중한 교류의 역사와 미래를 위한 우리 세대의 사명감을 느끼게 된다. 현재 강남에 정착한 중국 조선족인들, 어쩌면 중한 교류의 새로운 천년사를 집필하게 될 주인공이 아닐까.
감사패
이번 교사연수회 준비는 정말 쉽지 않았다. 특히 참석 인원수가 자꾸 변하면서 준비팀도 힘들었고 주최분교에서도 숙박, 식사 등을 안배하느라 고생이 막심했다. 그럼에도 최홍매 분교장, 석길자 교사 등 현직 교직원은 물론, 김성애 닝버분교 명예 교장 등 지원자들도 이번 교사연수회의 성공을 위하여 전력을 다하여 모든 참석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박창근 학교장은 모든 참석자들의 감사의 뜻을 담아 최홍매 분교장에게 감사패를 드렸다.
정돈ᆞ개혁
이번 교사 연수회의 가장 큰 주제는 학교 운영방식에 대한 토론이었다. 박창근 학교장은 특강에서 이미 관련 문제들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였고 현재 진행형으로 추진되고 있는 정돈ᆞ개혁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방안을 제시하였다. 더욱 많은 의사들과 교사들의 의견을 청취학기 위하여 8월 3일에 2025년 제2회 의사회 회의를 열었고, 이어서 분교장 좌담회도 열었다. 닝버분교에서 경험을 소개하기도 하였다. 완전한 일치는 아니지만 아래의 5항에서 대체적으로 합의를 보았다고 할 수 있다.
[1] 우리주말학교 정돈ᆞ개혁의 총방향은 주말학교 운영이 중국 조선족 고유 언어ᆞ문자ᆞ문화의 전승에 유익하고 정부의 관련 규정에 부합되며 국가의 관련 법률에 부합되도록 하는 것이다.
[2] 기존 운영방식의 장점은 견지하고 단점은 보완하며, 민간 노력은 견지하고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정부의 관심과 배려에 적극 호응한다.
[3] 2025년 제2학기(9월-12월)부터 모든 학급은 중국에서 합법 출판된 한국어 교과서(중국인이 편집하고 중국에서 출판한 한국어 교과서, 또는 외국에서 출판된 한국어 교과서 중 중국어로 번역되어 중국에서 출판된 한국어 교과서)를 사용한다.
[4] 2025년 제2학기(9월-12월)에 우리주말학교 상하이 본부에서는 학생들의 학비를 면제하고 조선족 사회의 기부금으로 운영에 필요되는 비용을 지불한다.
[5] 2025년 제2학기(9월-12월)에 각 분교에서는 상하이 본부의 운영방식을 참고하여 자기 분교의 실제에 걸맞는 운영 방식을 택하여 실행한다.
맺음말
개교 15년이 되는 화동조선족주말학교는 현재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 우리는 위의 정돈ᆞ개혁 내용을 계속 세부화하여 나갈 것이다. 내년 이맘때면 우리주말학교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으리라 확인한다. 모든 교직원 및 학부모들이 건설적인 의견을 제기하기 바란다. 그리고 호소절 조선족 사회의 응원을 기대한다.
(박창근, 20250807)